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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사회의 변화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내고자 합니다.
주민들의 생활모습, 생각, 인권의 상황, 국경소식 등을 생생하게 담아 북한사회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과 자료로써, 균형 잡히고 합리적인 통일정책을 세우는데 유용한 자료로 쓰이길 바랍니다.


[382호]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길은?
  382호 2010.12.22 11637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한반도의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연평도 포격 사건은 남북한이 여전히 전쟁이 끝나지 않은 상태임을 확인시켜주었다. 한반도 전쟁 위기가 고조될수록 피해를 입는 것은 바로 남북한 주민들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북한 동포들은 당장의 생존을 위협받는다는 점에서 최대 피해자라 할 수 있다. 올 여름 수해에 이어 추위와 식량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 동포들에게 돌아가야 할 대북지원물량이 꽁꽁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생존의 고통이 너무 크다보니, 차라리 전쟁이라도 나면 살 길이 열리지 않겠느냐고 기대하는 북한 주민들도 있다. 혹시 전쟁이 나면 중국에서 군사 지원은 물론 식량과 경제 지원도 대대적으로 들어올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남한 국민들은 어떤가. 지난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 전면전이라도 불사해야 한다는 의견은 소수에 불과했다. 대다수 국민들은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바라고 있다. 서울 한복판에 장사정포가 떨어진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원자력 발전소나 기흥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 포탄이 날아든다면 또 어떻게 되겠는가. 한강의 기적은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하고 말 것이다. 간혹 전쟁 불사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자신만은 전쟁을 피할 수 있다고 착각하거나, 전쟁의 피해에서 비껴날 거라는 막연한 환상 속에 젖어있기 때문에 가능한 말이다. 이 좁은 땅덩어리에서 어디로 피할 수 있고, 어떻게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적을 알아야 이길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의 상태가 어떤지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 북한 붕괴론에 편향된 정보들만을 근거로 국가 정책을 집행한다면, 큰 오류를 불러올 수 있다. 북한의 실체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럼에도 지금까지 북한의 행적을 추적해보면 원인과 해법이 보인다.  

북한 당국은 지금까지 북핵문제를 중심에 두고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집요하게 시도해왔다. 바로 체제보장을 받기 위해서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 들어 미국 정부는 “남한을 통해 오라”고 요구했다. 북한 당국이 이명박 정부와 긴장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몇 차례 관계 개선을 시도했던 것은 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대북강경정책이 먹혀 드디어 북한이 무릎을 꿇는 것으로 착각하고 더 강하게 밀어붙이면 된다며 수수방관해 왔다. 그러다 북한으로부터 기습적인 군사 공격을 당해 안보 위기를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 마디로, 그간 북한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소리다.  

보다 객관적인 사실들만 짚어보자. 북한이 스스로 2012년에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어젖히겠다고 공언했으나 현실이 결코 녹록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식량생산량을 그때까지 700만 톤까지 올리겠다며, 백성들에게 이밥에 고깃국을 먹여주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으나, 화폐 개혁 이후 주민들의 생존은 말할 것도 없고, 중앙당 기관들까지 쫄쫄 배를 곯고 있는 현실이다. 일부 간부층에서 강성대국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가 있다고는 하지만, 일반 주민들 중에‘이밥에 고깃국’이 실현되리라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든 주민이 강성대국이 건설됐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하려면 식량문제 해결은 가장 시급하고도 중차대한 문제이다.  

북한 정부로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 내년이면 1년 안에 모든 것을 갖춰놓아야 한다. 그래서 올해 초 남북정상회담을 시도하다 무산되자, 남한과의 관계 개선 기대를 접었다. 이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전략이었다. 결과적으로, 북한 당국은 체제 유지와 강성대국 건설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중국에 기대는 수밖에 없다고 결론 내렸다. 올해 1년 동안 북중 관계가 경제협력을 넘어 정치, 군사 분야까지 급속히 가까워지고 있는 현실을 우리 역시 목도하고 있다. 중국이라는 배경을 갖고 있는 지금, 북한의 붕괴를 점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  

이 현실을 놓고 냉정하게 이해득실을 따져 봐야 한다. 우리 민족의 이익 측면에서 보면, 북한이 중국과 밀월관계를 도모하면 할수록 통일은 요원해질 것이다. 북한이 중국에 넘어가는 것보다 어떻게든 우리와 협력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 당국이 가장 절박하고 절실한 경제 문제를 우리 쪽에서 도와주어야 한다.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아무 것도 도와주지는 않으면서 사사건건 트집 잡아 욕하고 비난하면 상대가 자기 태도를 바꾸겠는가. 따뜻한 밥 한 끼라도 먹이면서 문제가 있는 점은 고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조언해야 상대도 마음이 풀리지 않겠나. 통일의 비전이 확고한 쪽에서 주도해가려면 당장의 사건에 일희일비하지 않아야 한다.  

북한 주민들에게는 기나긴 춥고 배고픈 겨울이 다시 시작되었다. 남한 국민들에겐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화와 번영이 얼마나 불안정한 것인지 절실히 느끼게 된 겨울이다. 남북한 정부는 공히 남북한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전쟁이라도 났으면 좋겠다는 북한 주민들의 말은 생존의 고통이 극한에 치달았음을 얘기한다. 북한 정부는 자존심이 상하더라도, 남한 정부에 다시 손을 내밀어 경제 지원을 받아야 한다. 남한 정부는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남한 국민들의 절대적 신념을 깊이 되새겨야 한다. 북한 정부가 한 짓은 밉더라도 7천만 민족의 이익을 위해 일차적으로 평화를 관리하고, 북한 정부와 경제협력을 통해 국제사회의 정상적인 일원이 될 수 있도록 견인해야 한다. 바로 이것이 남북한의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유일한 해법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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