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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호] 산림복구지원으로 남북교류의 물꼬를 트자
  363호 2010.08.30 3881


북한의 수해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7월 중순부터 시작된 집중호우로 전국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주에도 압록강이 범람해 중국 단동지역과 신의주 일대가 큰 피해를 입었다. 치산치수가 크게 취약한 북한은 하루 이틀만의 집중호우로도 산사태, 토사유실, 살림집 파괴 및 인명피해 등이 매우 심각하게 발생하는 상황이다. 올해는 벌써 한 달 넘게 계속되고 있으니, 피해 규모는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더 심각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피해의 심각성에 비해 현재 우리는 너무 느긋하고 조용하다. 인도주의지원만은 계속하겠다고 천명했던 우리 정부의 5.24조치가 무색할 지경이다. 북한의 재난이 우리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아주 머나먼 일이라고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북한이 2000년도 UN기후변화협약에 제시한 보고서에 따르면, 총 산림 면적 900여만ha 중 약 1/4인 220여만ha가 황폐산림인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 기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010년 현재 북한의 황폐산림이 이보다 훨씬 늘어났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 전 국토의 약 80%가 산림인 북한은 1970년대부터 식량증산을 위해 뙈기밭을 조성했고, 땔감을 얻기 위해 무분별하게 벌목하는 등 사실상 정책적, 관습적으로 산림을 훼손해왔다. 1990년대 들어 식량난이 시작되자, 전국적으로 뙈기밭 조성과 연료 확보에 따른 산림 파괴는 더욱 가속화됐다.

 

북한 당국은 2005년에 이르러 비로소 산림보호 정책을 내세우기도 했으나, 일반 주민들에게는 뙈기밭 농사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었기 때문에 정책적 실효성은 거두지 못했다. 배급도 없고 장사도 제대로 안 되는 상황에서 뙈기밭조차 없다면 주민들이 그나마 식량을 확보할 수 있는 방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북한 당국도 산림복구의 필요성을 절감하지만, 식량 해결책이 없어 뙈기밭 경작이나 산림 남벌을 강력히 규제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에 비해 남한은 1972년 치산녹화 10개년 계획을 처음 수립한 이후 40여 년간 꾸준히 추진해왔고, 지금은 그 성과에 힘입어 푸른 산림을 이루게 됐다. 세계적으로도 2차 대전 이후 인공조림으로 성공한 유일한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 화전과 남벌로 황폐화됐던 민둥산들을, 불과 40여년 만에 완전히 복구한 것은 자랑할 만한 일이다. 남한의 산림복구 경험은 북한의 조림사업을 도울 수 있는 커다란 자산이기도 하다. 이미 수년 동안 국제기구와 정부, 민간단체에서의 지원 경험도 있다. 산림복구 협력 사업은 북한의 식량난과 식수난, 에너지난을 동시에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모범 사례를 만들 수도 있다. 일례로, 나무를 심는 주민들에게 노력동원의 대가로 남한 측에서 식량을 직접 지원한다면 분배의 투명성 문제를 자연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산림복구와 연료해결, 식량과 소득을 연결해 산림복구를 통합적으로 추진한다면, 식량난도 해결하고 산림도 복구하는 등 일석이조의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북한의 산림복구는 북한을 일방적으로 돕는 단순한 시혜사업이 아니다. 남한을 위해서도 오히려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할 사업이다. 일단 전 지구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해 탄소배출권 확보를 위한 조림사업이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한 노력을 하는 마당에 북한도 예외일 수는 없다.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의 폐해가 날이 갈수록 얼마나 심각해지는지 특히 올해에는 직접 세계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아직 남한의 피해는 크지 않지만, 언제까지 기후 재난으로부터 안전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지금은 재난방지시스템이 취약한 북한만 재난을 당하고 있지만, 그 여파는 곧 남한에도 이어질 것이다. 올해에는 임진강 일대에 큰 물난리가 나면서 북한 목함 지뢰가 떠 내려와 남한 주민들의 안전문제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북한에서 발생하는 말라리아와 같은 풍토병도 남한에게는 큰 두려움이 된다. 이런 일은 앞으로도 셀 수 없이 많이 발생할 것이다. 북한의 재난 예방이 곧 우리의 재난 예방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 해 12월 대통령 직속으로 출범한 사회통합위원회에서는 북한 산림녹화협력 사업을 주요 과제로 삼은 바 있다. 북한 나무심기로 남북갈등 뿐만 아니라 남남갈등도 해소하겠다는 취지였다. 향후 통일 한국에서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터전을 미리 가꾸는 일에 진보와 보수가 따로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처럼 남남갈등을 해소하고, 북한 주민에게도 좋고, 환경보호에도 좋으며, 통일 이후를 생각할 때 가장 투자효과가 높은 사업인 산림녹화사업은 일석다조의 사업으로,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 산림복구 지원 사업은 남북한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상생의 길이며, 남북교류협력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해법이다.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취할 수 있는, ‘한반도를 푸르게’ 하는 산림녹화사업으로 남북교류의 물꼬를 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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