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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호] 먹는 문제의 해결없이 수해복구는 요원한 일이다
  415 2011.08.10 10842


여름 장마는 끝났지만 지난 7월 말, 국지성 집중호우로 100년 만에 서울 한복판이 초토화되었다. 기상이변으로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것은 북한도 예외가 아니다. 북한은 지난해에도 황해남북도와 평안남북도가 수해로 큰 재난을 당했다. 북한지역은 이미 6월 중순에 있었던 태풍과 장마, 집중호우로 지난해보다 더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당국은 수해피해 상황을 신속하게 알리며 7월 25일 유엔에 수해지원을 공식 요청하였다. 황해남북도, 평안남도, 함경남도를 중심으로 한 농경지 침수․매몰, 둑과 제방 붕괴, 살림집 침수와 파괴 및 도로, 철도의 유실 등 타격은 매우 크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7월 말 집중호우와 태풍에 따른 피해 규모가 아직 집계되지 않은 상황이기는 하지만 우리의 수해, 태풍 피해상황에 비춰보더라도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의 보도보다 피해 범위와 규모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북한당국은 작년부터 올해 식량상황이 최악이 될 것을 예상하고 식량문제 해결에 나름의 노력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올해 봄부터 전국 곳곳에서 아사 소식이 들리고 중앙당을 비롯한 당 정권기관 간부들조차도 6월부터는 식량배급을 받지 못하는 등 식량사정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당국이 이례적으로 국제사회에 빠르게 수해지원을 요청하고, 남북관계가 경색되었음에도 우리 정부의 지원요청을 받아들인 것은 피해 규모가 크고 식량문제의 절박성 때문이다. 식량사정도 어려운데 수해까지 겹쳐 도저히 북한당국 자체의 힘만으로는 현재의 상황을 타개해 나가기가 어렵다.

100년 만의 집중호우로 서울의 강남이 침수하고 산사태가 났음에도 그나마 각종 기계설비와 중장비가 있어서 단 며칠 만에 깨끗이 복구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피해주민들이 주변의 도움을 받아 집안 살림이나 정리를 하는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장비가 부족한 북한에서 기댈 곳은 오직 사람의 힘 밖에 없다. 북한 조선중앙TV에서 공개한 수해복구 장면에는 우리 수해복구 현장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중장비 기계 하나 보이지 않는다. 쓰러진 벼와 옥수수를 세우고 집안의 진흙 뻘을 치우고, 가재도구를 씻고, 파손된 도로를 치우고 제방을 다시 쌓는 일들을 먹을 것도 제대로 못 먹으면서 오직 사람 힘으로만 복구한다면, 복구하는데 어느 정도가 걸릴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앞으로도 집중폭우와 태풍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신속한 복구를 위한 방안과 이를 위한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

식량위기와 수해피해로 심각한 고통에 처한 북한 주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이 될 수 있는 것은 바로 식량이다. 먹을 것이 해결되지 않고는 수해복구에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북한이 요구한 식량과 시멘트, 장비 등을 지원하는 것은 희망조차 떠내려간 북한 주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실질적인 배고픔의 해결과 새로운 생활터전을 일굴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정부는 민간단체의 대북 식량지원을 하용하고 정부 차원에서도 수해복구를 위한 긴급 식량지원과 물자장비 지원을 추가적으로 더 고려해야 한다. 우리 정부가 지원하기로 한 담요와 의류, 일용품 등의 긴급 생필품이나 의약품, 영양식과 라면도 소중하게 쓰일 것이다. 그러나 더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일은 도움을 받고자 하고 필요로 하는 사람의 의사를 먼저 묻고 필요한 일을 도와주는 것이다. 수해피해를 겪고 있는 북한주민에게도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 묻는 일이 우선이지 않는가. 먹는 문제의 해결 없이 수해복구는 요원한 일이다. 우리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통 큰 지원을 나서는 것이 북한주민을 돕고 빠른 수해 복구를 돕는 길이다. 이번을 기회로 남북이 그간의 얼어붙은 냉기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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