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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1호] 도강자 자식이라 손가락질하더니 돈 생기자 대접 달라져
  391호 2011.03.07 3764


어떻게든 먹고 살아보자고 떠난 도강자들의 생활도 비참하지만, 남아있는 가족들의 생활도 비루하기 이를 데 없다. 고난의 행군 시기부터 중국에 대한 환상과 기대로 도강자 수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가 한동안 잠잠해지는 듯싶더니 최근 다시 늘어나는 추세이다. 도강에 성공해 중국과 제3국 등지에서 어렵게 정착한 사람들도 많지만, 강제송환 돼 교화소에 갇힌 사람들도 많다. 한국이나 다른 나라로 간 것으로 확인된 탈북자의 가족들은 속속 산골로 추방되는 수난을 겪고 있고, 교화소에 갇힌 경우 가족들이 뒷바라지하느라 골이 빠지는 형편이다. 도강자를 둔 가족들은 마을 사람들로부터 받는 멸시도 고통스럽다고 하소연한다.

함경북도 회령시에 사는 리철(16세, 가명)군의 어머니는 전거리교화소에 복역중이다. 어머니와 누나가 도강했는데, 어머니가 붙잡혀 나왔다고 했다. 도강자의 자식이라며 학교에서나 마을에서 손가락질을 해대는 통에 저도 모르게 천덕꾸러기가 됐다고 했다. 어머니가 청진, 온성 등지를 오가며 보따리장사를 하며 생계를 꾸려왔는데, 빚을 많이 지는 바람에 살고 있던 집마저 뺏기자 어떻게든 생활을 만회해보자고 누나와 중국에 몰래 건너간 것이 결국 도강자 딱지를 붙이고 말았다고 했다. 혼자 남은 리철은 회령에 있는 친척집을 돌아다니면서 학교를 다녔는데 선생님과 동무들의 비난에 머리를 들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동안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도 하나둘 떨어져 나갔고, 친척집에서도 나와 결국 꽃제비 무리에 들어가게 됐다고 한다. 시장이나 철도 역 부근을 돌아다니며 음식을 주워 먹는 생활을 하는 중에도, 교화소에 있는 불쌍한 엄마를 생각해 꽃제비 동무들과 농장 옥수수를 몰래 훔쳐 펑펑이가루로 바꿔 면회를 가곤 했다고 한다. 그러나 리군의 옷차림이 하도 험악해서 면회도 잘 안 시켜줘 되돌아올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작년 가을, 용케도 인편으로 중국에 사는 누나가 보낸 얼마간의 돈을 받을 수 있었다. 누나가 준 돈으로 새 옷을 사 입고 학교에 돌아갔더니 도강자의 자식이라 놀리고 못살게 굴던 선생님과 아이들이 태도가 달라졌다고 한다. 리군은 자기한테 아무리 도강자라고 욕해도 돈 냄새가 나니 사람들의 태도가 싹 바뀐 것 같다며, 더러운 세상이라고 냉소했다. 아무리 돈이 좀 생겼지만, 리군의 앞날은 그리 밝지 않다. 전과자의 자식이라 농촌이나 탄광 오지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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