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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호] 내각 총리 사과 발언의 배경
좋은벗들 2010.02.18 4622



지난 2월 초, 인민반장들과 인민위원회 주요 간부들이 참석한 총회에서 내각 총리는 “화폐 교환 이후 새해 초까지 국영상점 상품 판매 가격이 잘못 제정돼 인민들의 생활에 혼란과 불안정을 주었다”고 사과 발언을 했다. 이번 내각 총리의 발언은 화폐 교환 조치로 사회혼란이 가중된 데 대해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었다.

1. 발언이 나오게 된 배경 : 지방당 일군들과 인민들의 동요

화폐 교환 조치 이후 국내 외화 사용 금지, 시장 폐쇄 등 일련의 새 경제관리 조치는 중앙집권적 계획경제체제로 회귀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이는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 지방당이 자력으로 확립해왔던, 일종의 분할경제체제에 제동을 거는 것이다. 지방당에서는 자기 지역 주민들이 굶어죽는 것을 더 이상 수수방관할 수 없어, 학교와 병원, 기업소 등에 직접 농사를 지으라며 소토지를 내주었고, 주민들이 시장에서 장사하는 것도 묵인했다. 중앙당에서 개입할 때마다 단속을 하곤 했지만 그것은 시늉에 그치곤 했다.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먹고 살 수 있게 해주는 대가로, 지방당의 경제도 비교적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2002년 7.1 경제조치 이후 지방경제는 계속 강화됐고, 실리 사회주의라는 명목으로 각 공장, 기업소의 생산 및 분배는 시장화됐다. 그러나 이번 새 경제관리조치는 인민들의 생활을 급속히 하락시켰고, 그들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는 지방당 일군들 역시 타격을 입었다. 주민들과 간부들의 사상 동요가 우려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05년 10월 배급제 정상화 시도가 실패한 이래 시장 금지 조치, 소토지 농사 금지 조치, 지방당 간부들과 무역일군들에 대한 사상 검열 등 중앙당의 통제가 강화돼왔지만, 역으로 그만큼 통제력이 약화돼 온 현실에 비추어보면 지방당 일군들과 인민들의 동요는 중앙당에서 쉽게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더군다나 춘궁기가 아닌데도 식량문제가 심각해진 상황에서 민심 동요는 중앙당의 위기의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2. 지방당 일군들의 문제제기

중앙당으로선 지방당 일군들의 고민을 아우르고 믿음을 심어주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회의에서도 지방당 일군들은 크게 다음 두 가지를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첫째, 정말 준비성 있는 조치였는가?
지방당 일군들은 시장을 없앤 뒤 중앙에 의한 공급 체계가 가능한 지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내각에서 충분한 준비 없이 시장을 폐지했기 때문에 인민들의 생활이 급격히 하락하고, 사회 혼란이 조성된 것이 아니냐는 문제의식이 깔려있다.  
둘째, 배급은 가능한가?
배급을 주는 것이 과연 가능하냐는 질문이다. 계속 배급이 없어 각 지역마다 아사자가 늘어나자 주민들의 반발이 날로 거세지는 형편이고, 이에 지방당이 받는 압박 역시 상당하다. 자칫하면 1990년대 중반 식량난의 비극이 재현될 우려가 있는데다, 도시빈민들의 아사자 발생이 소요로 이어질 우려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역사회를 1차적으로 통제하고 책임져야 하는 지방당으로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평양의 경우 2월부터 배급이 정상화될 예정이나, 다른 지방에서는 식량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지방당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3. 중앙당의 입장 : “혼란은 인정하지만, 방향은 옳다”

인민 생활이 급격히 하락하고, 사회에 혼란이 일어난 것은 인정하지만, 새 경제관리조치의 방향은 옳다는 것이 중앙당의 입장이다. 김영일 내각 총리는 회의에서 “과격하게 진행한 부분이 있지만, 방향은 옳았다. 지금 일어난 문제들을 이제 곧 해소할 수 있다. 그러니 좀 더 참아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량 문제와 물품 공급을 곧 활성화시키겠으니, 다시 한 번 당을 믿고 따라와 달라며 이해를 구하는 발언이었다. 예전에는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고 시키는 대로 무조건 하라는 태도였다면, 이제 “당이 설정한 방향이 옳으니, 어렵더라도 좀 더 참고 따라와 달라”는 식으로 민심을 다독이는 태도였다. 이런 전례 없는 노력에도, 배급이나 식량 확보 등에 정확한 답변을 듣지 못한 지방당 일군들과 주민들에게, 중앙당은 더 이상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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